‘끼? 천재?’ 박석민은 WBC에서 어디로 튈까?
NC 다이노스 새로운 주장 박석민이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3루수로 승선했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 말해주듯 박석민은 KBO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이다.
대표팀 발탁은 의외로 이번이 처음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 프리미어12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최종 엔트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이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어야 할 선수가 그간 인연을 맺지 못했을 뿐이라 할 수 있다.
박석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라운드의 개그맨’이다. 홈런을 치고 타석에서 빙그르르 도는 소위 ‘트리플 악셀’ 스윙은 그의 전매특허다. 힘껏 스윙을 하다 더그아웃이나 관중석 그물까지 방망이가 날아간 경우도 종종 있다. 핫코너 수비나 주루에서 종종 코믹한 장면을 연출해 관중들을 폭소케 했다.
단순히 쇼맨십만 장점인 선수는 아니다. 박석민은 2012년부터 5시즌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1군 주전을 차지했던 2008년부터는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렸다.
2016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 고지를 넘으며 3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했다. 어찌할 수 없는 그의 ‘끼’에도 좋은 성적이 유지되는 이유로 ‘천재성’에 가까운 재능을 꼽는 이들도 있다.
박석민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박석민은 메모를 즐겨 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뒤 수첩을 꺼내 직접 펜으로 상대 투수와 구종 등을 기록한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다. 끼와 천재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성실함이다.
박석민이 재능에만 의존하는 선수였다면 2015시즌 종료 후 4년 96억 원의 초대박 FA 계약으로 NC로 이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박석민의 계약 규모는 KBO리그 FA 사상 역대 최고액이었다.
첫 대표팀 승선은 어떤 선수에게든 부담 혹은 설렘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대표팀 경험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고도 한다. 반대로 말하면 대표팀 경험이 없는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석민은 큰 경기 경험이 많다. 2011년 이후 삼성 통합 4연패의 주역이었다. 2016 플레이오프에서는 2차전과 4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몰아쳐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일원으로 참가한 아시아시리즈 경험도 있다.
2017 WBC 대표팀 3루수 요원은 박석민과 허경민(두산)이다. 허경민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된 바 있어 국가대표 경험은 박석민보다 앞선다. 하지만 종합적인 타격 능력에서는 박석민이 허경민보다는 우위에 있다. 주전 3루수는 박석민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WBC는 3월 개최된다. 일반적인 KBO리그 개막보다 한 달이나 앞선다. 일찍부터 몸을 만들어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잔부상이 많은 박석민이 몸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박석민은 첫 대표팀에서 어떤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