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유망주' 김주형, 브렛필 대신 효자될까?
▲ 주전 1루수로 도약할 기회를 잡은 KIA 김주형 |
ⓒ KIA 타이거즈 |
KIA 타이거즈 김주형은 '만년 유망주'의 대표격인 선수였다. 2004년 KIA에 1차 지명으로 3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했다. 타이거즈의 4번 타자 계보를 이을 수 있는 거포의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04년부터 만 30세가 된 2015년까지 100경기 이상 출전한 시즌이 없었다. 3할 타율이나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하지 못했었다. 주로 3루수와 1루수로 나섰지만 자신의 확실한 포지션을 꿰차지 못했다.
2016년 KIA 김기태 감독은 김주형을 3루수와 1루수 이외의 포지션에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3루수에는 이범호, 1루수에는 필이 버티고 있어 팀 내 취약 포지션에 김주형을 투입해 그의 타격 자질을 살리려 한 것이다.
김주형은 3루수와 1루수 외에 유격수와 2루수로도 나서며 내야의 전 포지션을 경험했다. 뿐만 아니라 외야로 나가 우익수로도 나섰다.
그는 수비가 가장 까다로운 유격수 자리에서만 7개의 실책을 저지르는 등 도합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유격수 김주형'은 수비만 놓고 보면 명백한 실패했다. 프로 데뷔 후 김주형의 한 시즌 두 자릿수 실책은 처음이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멀티 포지션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압박감으로 인해 타격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최근 4시즌 김주형의 주요 기록
▲ KIA 김주형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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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주형은 멀티 포지션을 경험하며 출전 빈도가 늘어나자 타격 능력의 향상을 입증했다. 2016년 0.281의 타율 97안타 19홈런 49타점, 0.854의 OPS(출루율 + 장타율)는 모두 그의 커리어하이였다. 만년 유망주의 꼬리표를 어느 정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커리어하이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있다. 19개라는 적지 않은 숫자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타점이 49타점에 그친 것은 부족한 감이 있다. 표본이 그리 많진 않지만 득점권 타율이 0.244에 그친 점도 기록에 비해 깊은 인상을 심어지지 못한 이유다. 득점 찬스에서 허무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최소화하는 것이 주전 도약의 열쇠다.
KIA는 지난해 정규 시즌 종료 직전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이 전역해 합류했다. 올해 김주형이 2루수나 유격수로 나설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 필이 떠난 1루수 자리를 노리는 것이 올시즌 김주형의 최우선 목표가 될 전망이다.
▲ 김주형은 필의 그림자를 지우고 새로운 효자가 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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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김주형은 데뷔 첫 100안타와 20홈런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타격의 정교함을 보완한다면 규정타석 3할 타율에도 도전할 수 있다. 최형우의 영입으로 보다 강력해진 KIA 타선 속에서 김주형의 진정한 잠재력 폭발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