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자랜드, 정영삼을 어찌할꼬
[3연패
빠진 전자랜드, 정영삼의 슛 난조에 울상]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흔들리고 있다. 1월 18일 KCC전에서 승리를 거둘 때까지만 해도 시즌 17승 15패로 5할 승률을 웃돌았지만, 이후 1승 7패로 추락하며 5할 승률이 깨졌다. 시즌 성적 18승 22패, LG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8위 SK에도 단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것만 같았던 6강 진출도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
전자랜드의 최근 8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야투율이다. 전자랜드는 최근 8경기에서 2점슛 성공률 49.0%, 3점슛 성공률 31.4%에 그쳤다. 해당 기간 야투율은 고작 43.7%로 리그 최하위 KT(43.5%)와 비슷한 수치다. 슛을 던져도 들어가지 않으니 상대를 이길 수가 없었다.
정영삼은 최근 극심한 슛 난조를 겪고 있다. [사진=인천 전자랜드] ⓒ KBReport
특히 주전 슈팅가드 정영삼의 슛 난조는 전자랜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영삼은
최근8경기에서 2점슛 성공률 35.7%, 3점슛 성공률 25.0%에 그쳤다. 야투 성공률은 29.7%에 불과하다. 764일만에 20득점을 달성한 4일
동부전에서도 야투율은 33.3%에 머물렀다. 웬만한 선수의
3점슛 성공률보다도 낮은 수치다.
일시적인 것이라 생각했던 정영삼의 슛 난조는 오히려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정영삼은 7일 KCC전에서 슛 6개를 던져 단 하나도 넣지 못하며 시즌 첫 무득점을 기록했으며, 12일 삼성전에서는 슛 4개를 모두 놓쳐 또 다시 무득점에 그쳤다. 이날 정영삼은 14분 22초간 코트에 머무르며 시즌 개막 후 가장 적은 출장시간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슛 난조에도 그를 중용하던 유도훈 감독도 이날 승부처에서는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가장 최근 경기인 16일 동부전에서도 유도훈 감독은 그가 아닌 정병국을 더 많은 시간 기용했다.
현재 전자랜드에는 정영삼의 짐을 대신 짊어질 선수가 마땅치 않다. [사진=인천 전자랜드] ⓒ KBReport
가뜩이나 전자랜드는 주전 포인트가드 박찬희의 슈팅 능력이 좋지 않은 팀이다. 박찬희는
올 시즌 3점슛 성공률 19.1%에 그치며 야투율 38.7%를 기록 중이다. 박찬희는 수비와 리딩 면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지만, 외곽슛 능력은 거의 없다시피한 수준이다. 상대
수비 역시 그가 3점 라인에서 공을 잡으면 붙지 않고 떨어져 수비를 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영삼마저 처참한 슛 난조에 시달리면서 가드진 전체, 나아가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정영삼을 대신할 카드도 마땅치 않다. 전자랜드에는 정영삼 대신 슈팅가드를
소화할 정병국이 있지만, 그는 수비에서 큰 약점이 있는 선수. 승부처에서
외곽슛을 터트리는 능력은 출중하지만 경기 내내 주전으로 쓰기에는 문제점이 많다. 최근 상무에서 전역한
차바위 역시 ‘에이스’라 불리던 정영삼을 대신하기에는 아직까지
득점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다. 돌파와 슈팅 능력을 갖춘 김지완은 부상으로 당분간 복귀가 어렵다. 정영삼에게 숨을 고르는 시간을 주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정영삼의 슛 난조가 해결되기를 무턱대고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다.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최근 8경기 야투율 29.7%의 선수를 주전 슈터로 기용하는 것은 커다란 도박. 그의 슛 감각이 올라오지 않을 경우에는 단숨에
6강 경쟁에서 밀려 하위권을 전전하게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진퇴양난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이는 정영삼뿐이다. 정영삼은 단순한 슈터가 아닌 이른바 ‘슬래셔’다. 과거 그의 주무기는 누구도 막지 못할 정도로 날카로운 돌파였다. 슛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골밑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려야한다. 유도훈 감독 역시 인터뷰에서 그가 슛보다는 돌파와 일대일 공격에 힘을 쏟았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위기의 정영삼, 과연 그는 슛 난조를 정면 돌파해 과거 ‘슬래셔’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