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LG 양상문 호, 재계약 마지노선은?
최근 10여 년 동안 재계약에 성공한 LG 감독은 없었다. 2004년 부임한 이순철 감독은 임기 마지막해인 2006년 6월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다.
2007년 부임한 김재박 감독 역시 3년의 임기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MBC 청룡에서 데뷔해 LG로 이어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현대 유니콘스에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궈낸 명장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2010년 선임된 박종훈 감독은 무려 5년 계약을 체결했지만 단 2년 만에 성적 부진으로 낙마했다. 2011시즌이 종료되기 직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2012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은 2013시즌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창출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4년 시즌 초반인 4월 성적 부진과 프런트와의 갈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LG를 거쳐 간 감독 중 재계약은 둘째 치고 임기를 채운 것은 김재박 감독이 유일했다.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시즌이 한창인 2014년 5월, 양상문 감독은 공석이 된 LG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해 양상문 감독은 최하위로 처졌던 LG를 4위까지 끌어올리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사시켰다. 2016시즌까지 3년 동안 두차례나 LG를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양상문 감독이 2004년 이후 LG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일궈낸 감독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떤 감독이든 임기 마지막 해의 성적이 재계약 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다가오는 2017시즌 LG의 최종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만일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할 경우 양상문 감독의 재계약은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2016시즌을 앞두고 정상호, 2017시즌을 앞두고 차우찬을 4년 95억원에 영입하는 등 2년 연속 외부 FA 영입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 해도 LG가 어떤 결과물을 확보할지 여부도 중요하다. 최근 4번의 시즌 중 3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만큼 2017년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성사시켜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탄 LG를 꼽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력을 냉정히 뜯어보면 우승을 다투기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띈다.
▲ 2016시즌 LG 타선의 주요 기록. 경기당 득점과 홈런이 리그 하위권이다.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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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중하위권 수준의 타선은 거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며 득점력도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야수진의 리빌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젊은 타자들이 한단계 도약할 수도 있지만 되려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눈높이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이 되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상문 감독은 2017년에도 성적과 리빌딩을 여전히 동시에 좇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가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LG 감독으로서는 10여년만의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