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나성범’ 김성욱…NC 히트 상품 ‘찜’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NC 김성욱은 김종호의 부상 공백을 지우며 공룡 군단 외야의 한 자리를 꿰찼다.
베테랑 이종욱이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노쇠화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인 상황에서 23세 나이의 김성욱은 NC 세대교체의 기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성욱은 광주 진흥고 시절 중장거리형 타자로서 재능을 보였지만 2015시즌까지는 경기 후반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주로 활용됐다. 물론 김성욱을 주목받게 한 강점도 수비였다. 그는 지난 2015년 4월 14일 롯데 원정서 두 번이나 보살을 잡아낸 강견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진일보한 김성욱의 타격 지표.(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지난해 김성욱은 130경기에서 타율 0.265 출루율 0.334 장타율 0.467 15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타율은 소폭 상승했고, 장타율이 1할 이상 올랐다.
무엇보다 15개의 홈런은 팀 타선의 핵인 테임즈, 박석민, 나성범, 이호준 다음으로 많은 개수다. 대포가 터지자 OPS도 0.801로 치솟았고 쉽게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로 거듭났다.
세부 기록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타석당 삼진율이다. 2015년까지 25.5%에 달했던 삼진율는 지난해 18.4%로 감소했다. 1군 투수들의 공에 점차 적응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 능력이 향상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삼진이 줄고 공을 맞추는 빈도가 늘자 김성욱 본연의 파워와 타격 재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순장타율(ISO)이 0.202에 달할 정도로 안타 중 장타의 비중이 컸다. 타격 생산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중출루율 wOBA도 매년 꾸준한 상승세(0.234→0.272→0.314→0.347)를 보였고 프로 데뷔 후 마이너스대였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WAR 역시 0.8로 끌어올렸다
그의 방망이가 시즌 초반부터 뜨거웠던 것은 아니다. 김성욱은 6월 3일까지 타율이 0.075에 머물 정도로 크게 부진했다. 4월 9일 한화전에서 머리에 맞은 사구의 후유증 탓인지 이후 타격감을 회복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 그의 타석 당 삼진율은 무려 25%에 육박할 정도로 심각했다.
끝이 보이지 않던 김성욱의 부진 탈출은 그의 잠재력에 주목한 김경문 감독의 굳은 믿음 속에서 이뤄졌다. 김성욱은 6월 5일 롯데 전에서 2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주일 후인 6월 12일 SK전에선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10연승을 잇는 주역이 되기도 했다.
득점권 상황에서의 강력한 모습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김성욱의 득점권 타율은 시즌 타율보다 5푼 이상 높은 0.318였고, 이는 시즌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NC 타자들 중 5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가을무대에서도 김성욱의 분전은 이어졌다.
LG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7회초 대타로 나선 김성욱은 풀카운트에서 6구째 공을 받아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이를 포함 김성욱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00(10타수 3안타)로 준수했으며, 무엇보다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을 높게 평가 받아 한국시리즈에는 전 경기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판타스틱4'로 대변되는 두산의 마운드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6월부터 클러치 히터로서 발돋움한 김성욱도 한국시리즈에서는 10타수 1안타라는 초라한 성적표에 1차전 11회 말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결정적 실책까지 저지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초반 최악의 슬럼프에 빠지고, 큰 무대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김성욱의 시작과 끝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김성욱의 2017년은 NC의 젊은 선수 중 가장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김성욱의 숙제는 기복의 최소화다.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부상 없이 꾸준히 기량을 발휘해야 한다. 여기엔 슬럼프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도 포함된다.
2013년 458타석을 소화한 나성범과 2016년 348타석을 소화한 김성욱의 타격기록 비교.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김성욱은 NC팬들 사이에서 ‘오른손 나성범’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1군 2년차에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나성범이 25세인 1군 첫해 남긴 기록은 타율 0.243, OPS 0.735, wOBA 0.329로 지난해 24세였던 김성욱의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김성욱의 방망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