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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차 편집 완료] 화력 부활 꿈꾸는 롯데, '조선의 4번' 이대호 우산효과 누릴까

2017-02-16 목, 21:56 By 계민호

이정민 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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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4번타자 이대호 전격 복귀.

이대호 복귀에 따른 우산효과는?

프로야구에는 '우산 효과'라는 것이 있다. 흔히 강력한 타자 덕분에 그 주위의 타자들이 반사이익을 보는 현상을 두고 이 단어를 쓰곤 한다. 

팀에 4번을 치는 강력한 타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팀을 상대할 때 투수들은 3번타자를 함부로 거를 수 없다. 뒤에 위치한 4번타자의 존재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때문에 3번타자는 자신을 상대로 비교적 정직하게 들어오는 투수들의 공을 공략할 수 있다. 효과는 5번타자에게도 나타난다. 앞선 4번타자가 많은 출루를 하면서 타점을 쌓을 기회가 늘어난다. 강력한 4번이 버티는 팀의 5번은 대부분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 기회를 부여받는다.

지난 시즌에도 두산과 NC가 긍정적인 '우산효과'를 누린 바 있다. NC의 경우 4번타자 테임즈의 합류 전에는 리그에서 타선이 약한 축으로 분류될만큼 타선의 힘을 누리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테임즈의 합류 후 이호준과 나성범 등이 동시에 폭발하며 단숨에 우승권 팀으로 올라섰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에도 강한 타선을 자랑했던 두산이지만 김재환이 봉인을 해제한 지난 시즌에는 그야말로 공포의 타선을 구성했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현수의 공백은 느낄 수 없었다. 김재환이 중심을 잡아주고 기존의 선수들이 더욱 분발한 두산 타선은 그만큼 강력했다. 특히 김재환의 앞뒤를 받친 민병헌과 양의지는 데뷔 후 최다홈런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롯데는 팀 타율, 홈런, 득점 모두 리그 8위에 그쳤다. 약한 타선 탓에 걸핏하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조선의 4번타자'라 불리는 이대호를 영입해 중심타선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롯데 역시 지난 시즌 두산과 NC처럼 강력한 중심타자로 인한 연쇄폭발을 기대하고 있다.

▲ 6년만에 고향팀으로 복귀해 동료들과 전지훈련을 마친 이대호. ⓒ 롯데 자이언츠

과거 롯데가 거포 유망주의 잠재력을 깨우는데에는 공통적인 '공식'이 있었다. 바로 강력한 외국인 타자 펠릭스 호세의 '우산 효과'였다. 

1999시즌 이전까지 마해영의 별명은 '공갈포'였다. 고려대와 상무의 4번타자로 활약한 뒤 롯데에 입단한 마해영은 '소총군단' 롯데의 대포가 되어주기를 기대받았다. 하지만 그는 가진 자질과 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그는 1995~1998년 타율 0.276에 평균 17.5홈런을 터트리는데 그쳤다. 

그랬던 마해영은 1999년 호세가 롯데에 입단한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마해영은 1999시즌 타격왕(0.372)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그는 호세와 함께 71홈런 241타점을 합작하며 롯데를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이후에도 마해영은 롯데와 삼성에서 맹활약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거듭났다. 

※ 1999년 호세&마해영 듀오의 기록

▲ 99년 마해영과 호세의 기록. 한눈에 봐도 엄청난 기록을 보여주었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년 뒤 마해영이 롯데를 떠난 2001년에도 호세 효과를 누린 선수가 있다. 마해영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강타자 출신이었던 조경환이 그 주인공이다. 조경환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손목 힘으로 홈런을 생산해냈던 슬러거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컨택 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완벽한 중심타자의 면모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호세가 다시 돌아온 2001년, 조경환은 출루율 1위를 기록한 호세(출루율 .503)의 뒤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는 생애 최초의 3할 타율과 100타점을 달성하며 강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 2001년 호세&조경환 듀오의 기록

▲ 2001년 조경환은 엄청난 생산력을 보여준 호세와 짝을 이룬 덕에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선수협 선정 최우수 선수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앞서 여러 번 언급했던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역시 호세와 짝을 이룬 이후 궤도에 오른 선수다. 2004년부터 리빌딩의 중심으로 낙점받으며 중심타선에서 경험을 쌓았던 이대호지만 2006년 전까지는 덜 다듬어졌다는 인상을 많이 보여주었다. 

하지만 2006년 불혹을 넘긴 나이에 다시 롯데로 돌아온 호세를 만나며 진가를 드러냈다. 이대호와 호세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약한 타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둘만큼은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타격, 홈런, 타점 3관왕을 기록하며 이대호의 시대를 알린 배경 뒤에는 홈런 2위로 활약한 호세의 조력이 있었다. 

※ 2006년 호세&이대호 듀오의 기록

▲ 2006년 전체 홈런 1,2위에 나란히 올랐던 이대호와 호세. 당시 팀 성적이 좋지않았음에도 이대호와 호세의 인기를 대단했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랬던 이대호는 최고의 타자로 성장하여 일본과 미국을 거쳐 롯데에 돌아왔다. 롯데는 이대호의 합류를 통한 부수적인 효과도 많이 기대하고 있다. 이대호 자체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그의 '우산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조원우 감독은 최근 조용했던 사직야구장을 다시금 활발한 '사직노래방'으로 바꿀 것이라 공언하며 대반격을 예고했다. 그 배경에는 이대호의 합류로 그 효과를 받을 것이라 기대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룸메이트 출신인 최준석부터 지난해 제대한 뒤 첫 풀타임을 노리는 전준우, 예비 FA로 더 큰 리그를 조준하고 있는 손아섭까지. 이들은 과거의 마해영이나 조경환이 그랬던 것처럼 중심타자 효과를 받고 커리어하이를 노리고 있다. 이대호와 함께 타선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준다면 조원우 감독의 꿈은 현실이 되어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