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1차 편집 완료] WBC 키 플레이어, '첫 태극마크' 서건창·최형우·박석민.
2017-02-19 일, 20:07
By
계민호
이정민 필진
2010년대 포지션별 탑 플레이어 3인방.
태극마크 첫 경험, 부담감 이겨내고 WBC 호성적 쏠까.
서건창·박석민·최형우. 이견의 여지가 없는 2010년대 포지션별 탑 플레이어들이다. 이들은 2010년대 들어 무르익은 기량을 보여주며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들은 이번 2017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대표팀에 발탁되기 전까지 대표팀 경험이 없었다.
서건창의 경우 같은 포지션의 '대표팀 터줏대감' 정근우의 존재가 컸다. 정근우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부터 국가대표 2루 자리를 지켜왔다. 주전 2루수 자리는 항상 그의 차지였기에 서건창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WBC 대표팀 구성에는 서건창이 포함되었고, 주전 2루수로 나설 것으로 보였던 정근우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서건창에게 처음으로 국가대표 주전으로 활약할 기회가 온 것이다.
박석민은 몸상태가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손바닥 부상 등의 잔부상이 문제였다. 그로 인해 시즌 중에도 종종 결장하곤 했다. 최고의 몸상태를 가진 선수들로 구성해야하는 대표팀인 만큼, 박석민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다.
실제로 박석민은 2015시즌이 끝나고 프리미어12 대회 대표팀으로 발탁이 됐지만 부상으로 출전이 불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WBC에는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해 참가가 결정되었다. 이번 WBC에서는 드디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을 볼 수 있다.
▲ 박석민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출전했을만큼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다. 큰경기에 강한 박석민의 첫 국제대회 출전은 어떤 모습일까? ⓒ NC 다이노스
'100억의 사나이' 최형우 역시 2010년대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중 하나지만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최고의 왼손 거포임에도 그가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단 그의 포지션인 좌익수에는 국가대표 붙박이 3번타자 김현수가 버티고 있었다. 국제대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김현수가 있기에 최형우에게는 기회가 가지 않았다. 또한 수비력을 중시해 선수를 선발하는 풍토상 최형우는 지명타자 자원으로 분류될 때가 많았다. 지명타자 포지션에는 이승엽, 이대호같은 '국민타자'들이 자리하고 있어 최형우까지 순번이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서 갈 길이 급한 김현수가 대표팀 합류를 정중하게 거절해 좌익수 자리는 주인을 잃었다. 2016시즌 최형우가 보여준 괴물같은 모습도 그의 발탁에 힘을 실었다. 최형우가 지난해 타석에서 보여준 어마어마한 모습은 그를 발탁하기에 충분했다. 수비를 아무리 우선시하더라도 그 정도의 타격을 보여준 선수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 2016시즌 타자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순위
▲ 최형우는 괴물 테임즈나 대표팀 단골 김태균보다도 높은 수치의 WAR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대표팀 중심타자로 발탁되기에 충분한 성적이었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감격의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타선의 중심이 되어 활약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서건창에게는 정근우의 공백을 메워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근우는 국제대회에서 공격의 첨병 역할과 내야의 중심 역할을 소화해왔다. 서건창 역시 리그에서는 정근우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다. 때문에 첫 국가대표 발탁이라는 부담감만 덜어낸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최형우와 박석민에게는 중심타선의 롤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비록 국제대회 경험은 처음이지만 큰 경기 경험은 풍부한 선수들이다. 과거 삼성의 4년 연속 통합우승의 중심에 있었던 선수들인만큼 누구보다도 많은 한국시리즈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위닝 멘탈리티가 대표팀에 중심타선에 주입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삼성의 시대를 이끌었던 박석민과 최형우. 대표팀에서 다시 뭉친 이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 삼성 라이온즈
지난 프리미어12때부터 대표팀의 발탁 기준에는 항상 의문이 제기되어왔다. 서건창, 최형우, 박석민 등이 좋은 성적을 내고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던 것처럼, 너무 편향된 시각으로 엔트리를 구성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첫 태극마크를 단 3인방의 활약 여부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첫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이들이 활약을 해준다면 경력직 선수를 선호하는 지금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영광의 베이징 세대들은 이제 대부분 30대 중후반을 바라보고 있다. 좋든싫든 이제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피할 수 없다. 앞으로 새로운 얼굴들의 유연한 발탁을 위해서라도 첫 국제대회에 나서는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처음이지만 대표팀의 중심에 서서 활약해야하는 서건창, 박석민, 최형우. 첫 출전 3인방의 활약에 대표팀의 공격력이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