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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1차 편집 완료] '조커 예약' NC 대표팀 불펜 듀오, 불안 씻어내고 2R 쏠까?

2017-02-27 월, 22:53 By 계민호

이정민 필진.


시련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 NC 원종현·임창민.

무명 투수에서 대표팀 '조커'로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서 각 팀들은 장기 레이스를 위한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각 구단들이 시즌을 위한 담금질이 한창인 지금, 조금 이르게 불을 뿜을 준비를 마친 선수들이 있다.

바로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에 참가하는 대표팀 선수들 이야기다. 현재 국가 대표팀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조금 일찍 귀국해있는 상태다. 이번에 대표팀이 참가하는 WBC 1라운드 경기가 한국의 고척돔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 WBC 경기이기때문에 대표팀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다.

▲ WBC 대표팀 예비소집에 참가했던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 ⓒ KBO

우선 대표팀은 지난 대회의 악몽에서 벗어나야 한다. 2013 WBC에서 대표팀은 처음으로 1R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지난 대회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던 시절 WBC 대표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3년과는 달리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대표팀은 4강 이상의 성적을 내며 국민들에게 감격을 안겨주었다. 당시 대표팀은 어떻게 호성적을 낼 수 있었을까? 당시 전력의 핵심적인 부분은 화려한 타선도 막강한 선발진도 아니었다. 바로 적재적소에 투입되는 불펜이었다.

불펜진은 장기레이스에서 타선이나 선발진에 비해 주목을 받기 힘든 포지션이지만, 단기전의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특히나 라운드별로 선발투수들의 투구수에 제한이 들어가는 WBC 대회 특성상 불펜의 역할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2006년 대표팀 불펜에서는 당시 해외를 누비며 많은 경험을 했던 '대성불패' 구대성과 'BK' 김병현 등이 버티며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당시 대표팀의 불펜은 역대 국가대표팀 최고의 불펜이라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좋은 전력을 자랑했다. 2009년 역시 전 대회만큼은 아니지만 정현욱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반전을 선사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정현욱은 이 때의 활약으로 '국민노예'라는 유쾌한 별명을 얻으며 단숨에 스타로 도약했다. 

▲ 졍현욱은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프로 초창기 무명의 설움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리그에서 가장 핫한 불펜으로 떠올랐다. ⓒ 삼성 라이온즈

4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도 그 때의 정현욱처럼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예고하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같은 NC 소속인 원종현과 임창민이다. 두 선수는 소속팀뿐만 아니라 현재의 상황 역시 비슷하다. 2009년 당시의 정현욱처럼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하며 구위에 물이 올랐다는 점과 초창기 힘겨웠던 무명 시절을 꿋꿋하게 버텨낸 점이 많이 닮아있다. 

닮은 꼴 불펜 듀오 원종현과 임창민은 고척돔에서 펼쳐진 쿠바와의 평가전 2게임에 모두 출전하며 김인식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심창민은 현재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며 실전 대회에서 중요한 '조커' 역할을 이미 예약해놓은 상태다.

지난 WBC 대표팀 구성때만 해도 두 선수를 대표팀 투수진으로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두 선수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람조차 그렇게 많지 않았다.

원종현의 경우 군산상고 출신의 유망주로 LG에 입단했지만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2군을 전전하다 신생팀 NC로 둥지를 옮겼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신생팀 NC에서조차 그에게는 좀처럼 1군 무대가 허락되지 않았다. 힘겹게 NC의 1군 불펜 투수가 된 뒤에도 또 한 번의 좌절이 있었다. 대장암이라는 병마가 그를 덮친 것이다. 하지만 병은 원종현을 이기지 못했다. 꿋꿋하게 항암치료를 받고 완치에 성공한 원종현은 2016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빠른 볼을 던지는 불펜으로 다시 돌아왔다. (원종현 속구 평균 146.7km/h, 1위 김세현 148.3km/h)

▲ 원종현이 보여준 열정은 모든 선수들이 본받아야할만큼 귀감이 되고 있다. ⓒ NC 다이노스

NC에서 팀을 옮기기 전 히어로즈의 만년 유망주라 불렸던 임창민의 경우도 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넥센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로 2군에서 뛰던 임창민은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되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는 팀을 옮긴 뒤 그럭저럭 불펜으로 활약하며 이적 전보다는 나은 활약을 보였다. 진정한 반전은 2015년에 일어났다. 당시 임창민은 불펜에서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며 김진성이 빠진 마무리 자리에 임시로 들어갔다. 이 잠시의 기회를 임창민은 완벽하게 살려냈다. 2015년과 2016년 두 시즌동안 마무리에서 57세이브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으로 거듭났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임정우의 공백을 틈타 생애 첫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 우여곡절끝에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임창민. ⓒ KBO

이번 WBC 대표팀을 보며 예전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진다거나 스토리텔링이 없어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야깃거리가 없는 대표팀은 없다. 4년 전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무명의 불펜 듀오가 대표팀 2R 진출의 운명을 거머쥔 것만 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볼거리가 아닐까?

무명이었지만 '진짜'의 구위를 보여주는 '조커' 듀오 원종현과 임창민. 그들이 던지는 공에는 그간 그들이 짊어졌던 무게감이 느껴져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드라마같은 국가대표가 된 그들의 첫 국제무대는 어떤 모습일까? 또 한 번 새로운 드라마를 써내려갈 그들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