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평가전 3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25일과 26일 쿠바에 연승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28일 고척돔에서 거행된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8:3으로 완승했다.
평가전 3경기에서 대표팀 타선은 도합 21득점으로 공격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국제 대회에서는 투수력에 성패가 갈린다.
4년 전 2013 WBC를 앞두고 대표팀은 역대 최강 타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대회에 돌입하니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0:5로 완패했다. 타자들이 침묵한 가운데 선발 윤석민을 비롯한 마운드가 무너졌다.
올 WBC 대표팀은 최상의 엔트리 구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부상 선수까지 속출했다. 대표팀의 투수 엔트리는 구성부터 약점이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팀은 선발 투수로 장원준, 양현종, 우규민을 앞세운다. 평가전 3경기에도 이들이 차례로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이들 중에는 우완 정통파 투수가 없다. 장원준과 양현종은 좌완 투수, 우규민은 사이드암 투수이다. 정교한 우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앞세우는 팀과 만나게 될 경우에 우완 정통파 선발 투수는 필수적이다.
당초 우완 선발 투수로는 이대은이 기대를 모았다. 그는 2015년 11월 프리미어12에서 준결승전 일본전을 비롯해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평가전 호주전에는 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2실점으로 불안을 남겼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WBC에서 이대은을 선발로 기용하기 쉽지 않다.
장시환이 지난해 KBO리그에서 7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승 6패 8.13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그 외의 우완 투수는 모두 불펜 전문 요원이다. 사이드암 불펜 투수는 임창용을 비롯해 3명이다.
좌완 투수는 선발 요원이 넘쳐난다. 장원준, 양현종 외에 차우찬도 선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이현승 ⓒ 두산 베어스
하지만 좌완 투수는 불펜 전문 요원이 부족하다. 이현승과 박희수가 전부이다. 경기 후반 좌타자에 맞서 구원 등판해 상대 공격 흐름을 끊어줄 좌완 투수가 양적으로 풍족하지 못하다.
이현승과 박희수는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하지만 강속구로 타자를 위압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좌완 불펜 투수가 없는 것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대표팀 투수진은 우완 선발과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한 가운데 사이드암 투수가 많다. WBC 대표팀이 엔트리 구성의 약점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