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굴욕적인 시즌을 보냈다.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를 바탕으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명문 구단 삼성이 2016년 정규 시즌 9위에 그쳤다. 구단 역사 상 최악의 성적이었다.
몰락한 시즌 속에서도 구자욱의 활약은 삼성 팬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그는 0.343의 타율 14홈런 77타점 0.967의 OPS(출루율 + 장타율)를 기록했다.
삼성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상무를 전역한 뒤 1군 무대 첫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2015년의 0.349의 타율 11홈런 57타점 0.951의 OPS와 비교해 타율을 제외한 기록들이 향상되었다. 2년차 징크스도 구자욱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삼성은 다년 간 우승이 이어지면서 2군 유망주 육성은 뒤로 밀린 것이 사실이었다. 신인 지명도 타 구단에 비해 불리한 조건이었다. 유망주의 가뭄 속에서 구자욱은 빼어난 기량은 물론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해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금세 자리 잡았다.
하지만 출전 경기 수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5년 116경기에 출전한 구자욱은 2016년에는 108경기로 오히려 출전 경기 수가 감소했다. 허리 부상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1993년생으로 아직 창창한 나이를 감안하면 144경기 전 경기 출전에 가까운 꾸준한 몸 관리가 요구된다.
삼성 구자욱 최근 2시즌 주요 성적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2017년 구자욱은 외야 전업이라는 시험대에 오른다. 2016년 구자욱은 105경기에서 904이닝 동안 1루수로 출전했지만 외야수 출전은 없었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국민 타자’ 이승엽이 마지막이 될 2017시즌 1루수로 많이 나서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외야는 고민이 많다. 최형우가 FA 자격을 얻어 삼성을 떠났다. 베테랑 박한이에게 풀타임을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주전 중견수 박해민은 아직 병역을 필하지 않았다. 구자욱의 외야 전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의 야수 포지션 정리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 타선은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추세인 것이 사실이다. 4년 연속 통합 우승 당시 타선을 이끌었던 박석민, 채태인, 최형우가 FA와 트레이드로 차례로 팀을 떠났다. 이승엽도 은퇴를 예고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1번 타자와 3번 타자로 주로 출전했다. 하지만 그가 보유한 타격 능력과 삼성 타선의 현실을 감안하면 구자욱은 중심 타선에 고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8시즌이 되면 구자욱은 삼성 타선을 이끌어나가는 거목이 되어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시즌 구자욱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야 수비는 물론 타순에 이르기까지 공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의 성장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