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스탯다이어리39_김재환
2017-03-03 금, 11:05
By
길준영
길기자의 <스탯 다이어리>
39. 만약에
지난 시즌 초반 김재환과 히메네스는 놀라운 홈런 페이스로 "잠실 홈런왕 레이스"라는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히메네스는 후반기 주춤하며 26홈런에 그쳤지만 김재환은 37홈런으로 리그 홈런 3위에 올랐습니다.
김재환의 37홈런은 두산 프랜차이즈(OB포함)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 김재환보다 많은 단일시즌 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우즈뿐이죠. 파워만큼은 두산의 어떤 타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김재환에게는 약물이라는 꼬리표가 늘 쫓아다닙니다. 2011년 야구월드컵 국가대표로 출전했다가 도핑테스트에 적발되었죠. 이제 그로부터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이 김재환의 약물전력을 비난합니다.
반면 야구계에서는 이미 김재환을 용서한 듯 합니다. 김재환은 작년 KBO 5월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죠. 물론 성적만 본다면 김재환은 수상자격이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의 수상을 보면서 무언가 찝찝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늘 생각합니다. 만약에 김재환이 약물을 하지 않았더라면. 김재환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김재환의 놀라운 타격에 대한 칼럼을 마음껏 쓸 수 있었겠죠. 하지만 김재환은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은 지울 수 없습니다. 김재환 본인이 말했듯 영원히 짊어지고 가야할 짐인 것 입니다.
저는 늘 바랍니다. 앞으로는 제가 사랑하는 야구가 약물로 얼룩지지 않기를.
기록참조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 기록실, STATIZ
사진출처 : 두산 베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