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최동원 대 이을 '한국인 20승', 올해 나올까?
▲ 시즌 20승 이상을 2번 이상 기록한 선동열(좌), 최동원(중), 김시진(우)의 현역 시절 모습 (사진 출처= MBC) |
ⓒ MBC |
KBO리그에서 20승을 달성한 투수는 지난해 MVP 니퍼트를 포함해 총 13명입니다. 그중 외국인 투수는 3명에 불과하죠. 하지만 10년 단위로 살펴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에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극심했고 투수 분업화에 대한 개념이 약했던 1980년대에는 20승 기록이 총 10번이나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모두 한국인 투수의 기록이었습니다. 불멸의 라이벌로 꼽히는 선동열-최동원이 사이좋게 2회를 기록했고 삼성 라이온즈의 국내파 에이스 김시진이 두 차례를 기록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총 4번의 20승 기록이 나왔습니다. 선동열(90), 이상훈(95), 김현욱(97), 정민태(99)가 그 주인공입니다.
선발(16회)과 불펜(19회)을 오갔던 90시즌 선동열은 22승을 거두며 역대 최다인 3회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김현욱은 불펜 투수로는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20승 고지에 올랐습니다. (1997시즌 70경기 157.2이닝 20승 2패 6세이브) 당시 김현욱의 소속팀 쌍방울의 감독은 바로 김성근 감독입니다.
# 단일 시즌 20승 이상을 기록한 역대 투수 명단
▲ 시즌 20승 이상을 기록한 KBO리그 투수 명단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하지만 99시즌 정민태를 끝으로 한국인 20승 투수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000년대 이후 20승 투수는 3명이 나왔는데, 모두 외국인 투수였습니다. 07시즌 리오스와 14시즌 벤헤켄, 그리고 16시즌 니퍼트가 20승을 달성했죠.
▲ 16시즌 20승을 거두며 MVP에 오른 두산 에이스 니퍼트. 올시즌도 20승 이상을 거둘 경우 최동원-선동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2년 연속 20승을 달성한 투수가 된다. |
ⓒ 두산 베어스 |
지난해 MVP 니퍼트는 소속팀 두산의 전력이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부상만 없다면 최동원-선동열에 이어 3번째로 2년 연속 20승 달성을 노려볼 만합니다.
14일 오늘 열린 시범 경기 첫 등판에서는 KIA를 상대로 3이닝 5실점(1자책)을 기록했지만 실책에 의한 실점이 많았고 삼진도 4개나 잡아냈기 때문에 예기치 않은 부상만 없다면 올해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2017시즌엔 한국인 20승 투수가 나올 수 있을까요? 쉽지는 않겠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지난해 신인왕이자 15승을 거뒀던 넥센의 신재영, 역시 15승 고지에 오른 두산의 장원준, KIA 에이스 양현종이 후보입니다. 올 시즌 상위권 전력을 구축한 팀들의 한국인 에이스들입니다.
▲ 2016시즌 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였던 양현종 (출처: 프로야구 야매카툰 '2016 불운왕은 누구' 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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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6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22번의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고도 충분한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에 그쳤던 양현종이 지난해 불운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면 20승 달성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