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양의지, ‘건강한 몸’으로 최고 포수 경쟁 펼칠까?

‘리그의 수준은 투수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훌륭한 투수가 많을수록 리그의 수준이 빼어나다는 의미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투수를 뒷받침하는 포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포구, 블로킹, 도루 저지, 그리고 공 배합에 이르기까지 포수는 단순히 투수의 공만 받는 포지션이 아니다. 때로는 야수들의 수비 위치도 지정한다.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KBO리그의 최고 포수는 강민호(롯데)와 양의지(두산)이다. 두 선수는 2011년을 기점으로 6년간 포수 골든글러브를 독식해왔다. 강민호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양의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각각 3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두 선수는 ‘최고 포수’라는 평가답게 공수를 겸비했다. 지난해 강민호는 0.323의 타율 20홈런 72타점 0.982의 OPS(출루율 + 장타율)를 기록했다. 양의지는 0.319의 타율 22홈런 60타점 0.973의 OPS를 기록했다. 둘 모두 3할 타율과 20홈런 이상, 그리고 1.0에 육박하는 OPS를 기록했다. 

ⓒ 케이비리포트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두 선수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강민호가 정규시즌 144경기 중 2/3에 해당하는 96경기에서 1경기 부족한 95경기에 출전해 아쉽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양의지가 되었다. 

강민호와 양의지는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도 함께 선발되었다. 하지만 강민호가 무릎이 좋지 않아 1월초 대표팀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대표팀 주전 포수로 낙점된 양의지도 어깨가 좋지 않아 1라운드 조별리그 네덜란드전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은 네덜란드에 0:5로 완패했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1승 2패로 3위에 그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두 선수가 모두 WBC 대표팀에 정상적으로 합류 및 가동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 케이비리포트

WBC 대표팀 선발 및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듯 강민호와 양의지는 최고 포수이지만 몸 상태가 관건이다.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을 뛰어야만 자신들이 보유한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지난해 강민호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763.1이닝, 양의지는 740이닝을 소화했다. 수비 이닝 소화 순위는 강민호가 5위, 양의지가 6위였다. 

강민호는 올 시즌이 종료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다. 그는 2013시즌 종료 후 4년 75억 원의 FA 계약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잔류한 바 있다. 만 32세 시즌을 맞이하는 그가 올 시즌 펼칠 활약에 따라 두 번째 대박 계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양의지는 2018시즌 이후 첫 번째 FA 자격을 취득한다. 역시 만 32세 시즌을 치른 뒤에 맞이하는 FA로 강민호의 올 시즌 종료 후 FA와 ‘나이’라는 조건은 동일하다. FA 시장 가격은 매년 변동해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강민호의 두 번째 FA가 양의지의 첫 번째 FA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두 선수는 주전 포수로서 팀 성적에 대한 책임도 안고 있다. 롯데는 2013년부터 멀어졌던 가을야구에 복귀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는 한국시리즈 3연패와 통합 우승 2연패에 도전한다. 강민호와 양의지의 활약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이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