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희비 엇갈린 전반기
KBO리그 전반기 1위는 KIA 타이거즈가 차지했다. KIA는 10일 현재 54승 28패 0.659의 승률로 2위 NC 다이노스에 5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 치르는 주중 3연전의 결과와 무관하게 전반기 1위를 확정 지었다.
KIA 버나디나 ⓒ KIA 타이거즈
KIA의 선두 질주 주역 중 한 명은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다. 그는 타율 0.321 102안타 64타점 78득점으로 외국인 타자 중 해당 기록이 가장 좋다. 특히 78득점은 KBO리그 전체 선수를 통틀어 당당 1위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3.16으로 외국인 타자 중 1위, 리그 타자 중 5위다.
그는 홈런 15개, OPS(출루율 + 장타율) 0.927로 거의 모든 공격 부문 기록이 호조다. 19도루(리그 2위)가 말해주듯 주루 플레이나 수비에서도 버나디나는 공수주 팔방미인이다.
KIA 버나디나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규 시즌 개막 이후 4월말까지 버나디나는 타율 0.255 1홈런 OPS 0.640으로 부진해 퇴출설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은 버나디나의 부활을 참을성 있게 기다렸고 결실을 맺었다.
전반기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은 로사리오(한화)로 22홈런(리그 3위)을 쏘아 올렸다. 6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는 KBO리그 역대 3번째 4연타석 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하는 등 3연전에만 9개의 홈런을 몰아쳤다. 로사리오는 OPS도 1.104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좋았다(리그 6위).
장타력을 뽐내는 로사리오이지만 150만 달러 고액 계약에 부합하는 활약 여부는 의견이 다소 분분하다. 시즌 초반의 부진을 비롯한 기복 때문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스크럭스(NC)와 러프(삼성)는 전반기 희비가 엇갈렸다. 스크럭스는 타율은 0.284로 높지 않아도 17홈런 49타점 OPS 0.968로 전형적인 외국인 거포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6월 9일 옆구리 부상을 당해 다음날 1군에서 제외된 뒤 아직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러프 ⓒ 삼성 라이온즈
러프는 4월말까지 0.150의 타율 2홈런 5타점 OPS 0.551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최하위 추락에는 러프의 책임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4월말 2군에 다녀온 뒤 불방망이로 급반전했다. 5월과 6월 두 달 동안 12홈런 54타점을 몰아치며 4번 타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에반스(두산)는 애매하다. 타율 0.300 16홈런 47타점의 기록은 외형적으로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출루율(0.410 → 0.380)과 장타율(0.565 → 0.507)이 모두 지난해보다 떨어져 OPS도 작년 0.965에서 올해 0.887로 내려왔다. 부상 선수 속출로 고전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는 에반스가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펼치기를 고대하고 있다.
번즈(롯데)는 수비형 선수 그 이상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율 0.278 7홈런 29타점 OPS 0.797로 평범하다. 외국인 선수에 많은 돈을 쓰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의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강력한 외국인 타자가 영입되어 이대호, 강민호, 전준우와 중심 타선을 구성했다면 롯데 타선의 기복도 훨씬 덜 했을 것이다.
로맥(SK)는 용두사미다. 워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로맥은 5월 18경기에서 7홈런 14타점을 폭발시키며 KBO리그에 연착륙하는 듯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선구안이 무너져 부진에 빠졌다. 시즌 타율은 0.190, OPS는 0.797까지 내려왔다. 국내 선수 거포가 즐비한 SK 와이번스의 강타선이지만 로맥의 부진은 골칫거리다. 2군에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히메네스(LG), 대니돈(넥센), 로하스(kt)는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 2년차 히메네스와 대니돈의 부진은 이들의 재계약 시점부터 우려되었던 바 있다.
모넬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로하스는 장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kt 최하위의 이유 중 하나가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다. kt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부문에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