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김현수의 공백을 지우고 2연패에 도전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의 호주 스프링캠프
(사진: 두산베어스)
KBO 10개 구단은 2016 시즌을 앞두고 1월 중순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그 중 2015 시즌 우승 팀인 두산 베어스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호주를 스프링캠프지로 정하고 창단 최초 2연패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82년 OB 시절의 원년 우승을 시작으로 우승한 다음 시즌에는 항상 좋지 않았던 이력의 두산(前 OB)이기 때문에 선수단은 그 징크스를 깨기 위해 예년보다 더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다.
하지만 두산의 2연패 달성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자타공인 최강팀으로 평가받는 NC를 필두로 중하위권 팀들이 약점을 착실히 보강한 와중에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타선의 핵심인
김현수(상세기록 보기)를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후 전력 이탈을 막기 위해 팀 내 또 다른 FA 선수인
오재원(상세기록 보기)과 고영민을 붙잡는 것에는 성공했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인 보우덴(투)과 닉 에반스(타)를 영입했지만 큰 플러스 요인 없이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2015시즌 굴곡이 있던 투수진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니퍼트(상세기록 보기)- 유희관- 장원준-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4선발과 이현호, 노경은, 진야곱 등이 마지막 선발 한자리를 두고 경쟁할 듯 하고 마무리
이현승(상세기록 보기)의 존재와 우완 정재훈과 김강률의 복귀 등으로 지난 시즌보다는 좀 더 유연한 투수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타선이다. 지난 시즌 루츠와
로메로(상세기록 보기)의 연속 실패로 타구단에 대비해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이 없던 두산은 지난 시즌 팀 내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가 가장 높았던 김현수(6.13)가 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현수(상세기록 보기)의 2015 시즌 WAR는 10개 구단의 모든 선수들 중 7번째에 위치한다. 이는 김현수가 두산의 4번째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역대 성적으로 봐도 ‘두산’ 김현수의 비중은 대단했다. 두산베어스 팀 내 단일 시즌 타자 WAR를 7위까지 비교해보면 김동주의 뒤를 이어 2, 4, 6위를 김현수가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두산 베어스)
두산의 이번 스프링캠프의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김현수’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다. 김현수의 주 포지션인 좌익수 자리와 타선의 무게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는 가수다’가 아닌 ‘나는 좌익수다’의 승리자가 확실하게 정해지는 동시에 1루 or 지명타자 쪽에서도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등장해야 한다.
▶ ‘나는 좌익수다’의 우승자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좌익수 포지션의 예비 자원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후반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박건우부터 외야 백업으로 활약한 정진호, 전역 후 팀에 합류한 김인태, 이우성 등이 예비 자원이며 닉 에반스가 좌익수가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에 불을 지필 요소이다.
박건우(상세기록 보기)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70경기) 시즌 후반과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대타 타율이 0.429, 득점권 타율이 .444나 될 만큼 클러치 능력도 보여준 선수이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지난 시즌 내내 시달렸던 무릎 통증을 확실히 잡아내고 수비만 보완한다면 김현수가 빠진 좌익수 자리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사진: 두산 베어스)
2014 퓨처스리그 타점왕이었던
정진호(상세기록 보기)는 2015년 4월 30일 kt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쳐내며 새로운 화수분의 등장을 알리는 듯했으나 이후 그저 그런 모습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제외되는 슬픔을 맛봐야 했다.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하는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김인태- 이우성에게도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
13년 1차 지명이었던 김인태와 2차 2라운드 전체 15번 이우성이 각각 경찰청과 상무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했다. 미야자키 마무리 훈련에서부터 두 선수를 바라본 김태형 감독은 두 선수를 보고 “1군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라고 평했고 박건우와 정진호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대체 자원으로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줄 포지션, 1루 or 지명타자
두산은 좌익수와 1루, 지명타자를 빼면 모두 확실한 주전 선수가 존재한다. 지난 시즌 1루와 지명타자 자리에는
오재일(상세기록 보기), 로메로, 홍성흔, 김재환*,
고영민(상세기록 보기)이 번갈아 가면서 출전했지만 타 팀의 1루, 지명타자와 비교하면 한없이 부족했다.
이번 시즌 김태형 감독은 닉 에반스 카드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의 덕을 보지 못 했다. NC의 테임즈가 11.73이라는 믿기지 않는WAR을 홀로 만들어낸 반면 루츠(-0.41)와 로메로(0.28)는 WAR -0.13이라는 끔찍한 수치를 합작했다. 기대를 품고 데려온 두 선수가 시즌 내내 전혀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에반스의 어깨가 무겁다.
새로운 외국인 타자 - 닉 에반스
(사진: 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의 통산 성적
닉 에반스의 통산 성적을 통해 홈런은 많지 않지만 경험이 많고 타격 능력도 준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년 NPB 라쿠텐에서 5경기 출전 후 부상으로 방출당한 이력 때문에 ‘유리몸’이라는 우려도 사고 있는 에반스지만 지난 시즌 애리조나 AAA 팀에서 139경기에 출전해 94타점(퍼시픽 리그 4위), 37개의 2루타(퍼시픽 리그 4위)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KBO 리그에 적응만 잘한다면 중장거리 타자로서 많은 장타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1루 or 지명타자 타순에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오재일, 김재환*,
홍성흔(상세기록 보기), 고영민도 경쟁을 통해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후반기에만 13개의 홈런을 쳐낸 오재일이 개막전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재환*(상세기록 보기), 홍성흔, 고영민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에 부활을 꿈꾸고 있다.
두산이 우승 뒤 부진이라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는 선수들 개개인이 본인의 실력의 +@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예상치 못한 선수가 김현수의 공백을 메울 정도의 활약을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13시즌의 유희관, 15시즌의
허경민(상세기록 보기) 같은 깜짝 선수가 등장해야 다시 한번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는 스스로가 새 시즌의 주인공이 되기 위함일 것이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Baseball-referenc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