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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BUZZ
 STAT 리포트

진화냐? 퇴보냐? 선택의 기로에 선 NC 이재학

2016-03-08 화, 23:06 By KBReport

투 피치의 한계에 부딪힌 이재학의 2016시즌 선택은?

        

NC 다이노스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

(사진: NC 다이노스 )

3시즌 연속 +120이닝과 10승을 거둔 선발 투수가 있다. 신인왕 수상자이며 동나이대 선수 중 가장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바로 NC 다이노스의 이재학이다. 

극단적인 투 피치 투수로 통하는 이재학(상세기록보기)은 패스트볼과 그의 주무기라 할 수 있는 체인지업으로 지금까지 타자들을 제압해왔다. 하지만 2015시즌 그가 남긴 기록은 탄탄할 것만 같던 그의 미래에 의문부호를 남겼다.

이재학은 2013시즌 156이닝 동안 2.88의 ERA를 기록하며 10승을 거두었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리그를 지배했던 2014시즌 ERA 4.21로 껑충 뛰었으나 다시 10승을 거두었고, WAR은 소폭 하락했을 뿐이다. (2013시즌 3.48 -> 2014시즌 3.24)
 
하지만 2015시즌엔 더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3년 연속 10승에는 성공했으며, ERA는 4.10으로 오히려 2014시즌 보다 낮아졌다. 하지만 2년 연속 156이닝을 소화한 것에 비해, 투구 이닝이 125이닝으로 크게 줄었다. 총 29경기에 출장했으나, 그 중 6경기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에 소화 이닝 수가 대폭 줄었고 WAR은 1.91로 크게 낮아졌다. 

2015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2015시즌을 준비하던 이재학은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조금 이라도 더 다양한 선택을 위해, 스프링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체인지업 이외의 다른 변화구 장착에 매진했다. 이재학이 제 3의 구종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슬라이더였다.

'스탯티즈'의 기록에 따르면 2014시즌 이재학의 슬라이더 구사율이 5.1%에 불과했다. 속구는 52.8%, 체인지업이 40.7%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낮은 수치이다.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특정 변화구의 구사 비율이 40% 이상인 선수는 이재학이 유일했다. (김광현 속구 53.1%/ 슬라이더 31.5%)


2014시즌 주요 우완 투수들의 구종 구사 비율

2014시즌에는 이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2014시즌 이재학의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6.4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리그 4위였다.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는 -4.1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투 피치의 한계를 느낀 이재학은 슬라이더를 포기하지 않았고 2015시즌을 준비하며, 슬라이더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5시즌 이재학은 지난 3시즌 중 가장 낮은 WAR을 기록했다. 겨우내 갈고 닦았던 슬라이더를 실전에선 활용하지 못했다. 슬라이더의 구사율은 고작 2.9%로 5.1%보다 오히려 낮아졌다. 

2015시즌 슬라이더를 거의 봉인하다시피 했던 이재학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유일한 무기인 체인지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2015시즌 이재학의 체인지업의 구사율은 39.3%로 리그 1위였다. 그런데 체인지업의 구종가치가 완전히 뒤집혔다. 2014시즌에 구종가치 6.4에 이르렀던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2015시즌에 -6.2로 돌연 무너졌다. 

    
2015시즌 체인지업 구사율이 20%이상인 투수들의 체인지업 구종가치
(50이닝 이상 투수 기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이었던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2015시즌에는 리그 최악의 구종 중 하나로 전락했다. 투 피치 투수 이재학이 유일하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면 평범한 투수는 고사하고  1군에서 생존하는 것 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체인지업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은 시즌이 거듭될 수록 흔들리고 있는 제구와 관련될 가능성이 높다. 9이닝당 볼넷 허용 갯수가 2013시즌 3.4개, 2014시즌 3.9개에 이어 2015시즌엔 4.2개를 기록했다. 9이닝 당 피홈런 역시 0.69-> 0.92-> 1.22로 상승일로다.)

이재학에게 있어 2016시즌은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체인지업을 대신할 변화구를 연마하여 변화구의 구사 비율에 변화를 주는 길과, 지금의 투피치를 더욱 정교하게 구사하는 것.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급감한 이유가 슬라이더를 장착하려다 투구 밸런스와 제구가 흐트러진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림길 앞에서 주저 앉아 아무것도 택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첫 우승에 도전하는 NC에게 있어 이재학의 활약은 필수조건이다.
(사진: NC 다이노스)

선택의 기로에 선 이재학이 과연 어떤 길을 택할 것이며,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2016시즌 그의 행보에 주목해 보자. (이재학은 3월 10일 LG와의 시범경기에 등판, 3이닝 5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출처: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스탯티즈]


정지수 기자(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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