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스페셜리스트? 반쪽이? KBO 좌우 불균형 타자 TOP 5
2016-03-10 목,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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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Report
‘스페셜리스트’? ‘반쪽이’? KBO 좌우 불균형 타자들 TOP 5
야구 경기에서는 좌완 투수가 등장하면 우타자를 대타로 투입한다거나,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좌완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른바 ‘좌우 놀이’다. ‘좌타자는 좌완 투수에게 약하다’, ‘언더핸드/사이드암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속설은 야구 팬들이라면 모두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물론 이러한 ‘좌우 놀이’가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타당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분명 리그에는 상대 선수의 유형에 따라 기록이 크게 달라지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유독 좌완 투수에게 강한 타자가 있는가하면, 좌타자만 만나면 맥을 못추는 투수도 있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평가는 항상 극과 극으로 나뉜다. 한 유형에게 압도적으로 강해 ‘스페셜리스트’라는 명예로운 칭호를 받는 선수가 있는가하면, 한 유형에게 압도적으로 약해 ‘반쪽 짜리 선수’라는 달갑지 않는 별명을 얻는 선수도 존재한다.
이 기사에서는 바로 이들, ‘스페셜리스트’와 ‘반쪽이’의 사이에 놓인 좌우 불균형 타자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좌타자에 극단적으로 강한 타자, 우타자에 극단적으로 강한 타자는 과연 어떤 선수들일까?
(조사 대상 : 2015시즌 200타석 이상을 소화한 111명의 타자)
좌우 불균형 타자(vs 좌완 강세) TOP 5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선수는 지난 시즌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박헌도와 윤석민이다. 두 선수 모두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3-4-5라인을 기록하며 극강의 면모를 보였지만, 우완 투수를 상대로는 극도로 저조한 성적만을 올렸다.
좌완 투수들에게 이들은 박석민, 김태균 등 리그 톱 타자들만큼 무서운 존재였지만, 우완 투수들에게는 리그 최악의 WAR을 기록한 박종윤, 강한울 등과 다를 바 없는 존재였던 셈. 그야말로 ‘아수라 백작’과도 같은 모습이다.
KIA의 김민우 역시 이들과 기록이 비슷하다.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리그 정상급 활약을 선보였지만 우완 투수만 만나면 쩔쩔매며 0.621의 저조한 OPS를 기록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들은 ‘스페셜리스트’와 ‘반쪽이’의 경계에 서 있는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좌완 투수를 상대할 ‘특급 조커’로는 이들만한 선수가 없지만, 명확한 약점이 존재하는 탓에 확고한 주전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롯데의 주전 좌익수를 노리는 박헌도, 넥센의 주전 1루수를 노리는 윤석민, KIA의 주전 2루수를 노리는 김민우 모두 각 팀에서 치열하게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올 시즌 반드시 우완 낯가림을 극복해내야만 한다.
한편 NC의 김성욱이 지난 시즌 보여준 모습은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반쪽이’에 가까웠다. 상대적으로 본다면 좌완 투수에 강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뛰어나다고 보기 어려웠다. 특히 그가 우완 투수를 상대로 보여준 성적은 최악에 가까운 기록. 물론 이제 1군 4년차에 불과한 선수이기에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계속된다면 주전 외야수로 도약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KIA 김주찬은 어떨까? 김주찬이 보여준 모습은 ‘스페셜리스트’에 가깝다. 물론 우완 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 역시 그리 나쁘지 않은 기록. 김성욱이 좌완 투수를 상대로 기록한 슬래시라인과 별반 차이가 없다.
특히 김주찬이 좌완 투수를 상대로 기록한 성적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우완 투수를 상대로 리그 평균 이상의 기록(리그 평균 .280/.357/.430)을 보여주면서도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에이스급’ 타격을 보여주는 김주찬은 진정한 의미의 ‘스페셜리스트’에 가까운 타자다.
좌우 불균형 타자(vs 우완 강세) TOP 5
놀랍게도 우타자인 정상호가 1위에 올랐다. 일반적으로 우타자는 좌완 투수에 강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정상호의 기록은 정반대다. 정상호는 우완 투수를 상대로 상당히 뛰어난 타격 능력을 선보였지만,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믿기 힘들 정도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1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1할대에 머물렀다. 정상호가 좌완 투수를 상대로 기록한 OPS는 고작 0.358. 테임즈의 타율보다도 못한 수치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상바(좌완 상대 바보)’인 이성열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이성열이 좌완 투수를 상대로 때려낸 안타는 고작 3개. 볼넷 2개를 골라내는 동안 18개의 삼진을 당하며 좌완 투수의 공을 보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외에는 kt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하준호, 두산의 ‘미라클 보이’ 정수빈, LG의 기대주 양석환이 순위에 올랐다. 세 선수 모두 ‘스페셜리스트’라고 불리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성적. 특히 정수빈이 기록은 한 팀의 붙박이 주전 중견수라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요약하면, ‘좌우 불균형 타자(vs 우완 강세) TOP 5’에 든 선수들 중에는 ‘스페셜리스트’라고 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OPS차 10위에 든 이승엽, 12위의 구자욱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반쪽이’에 가까운 선수들. 이들이 ‘반쪽이’라는 오명을 씻고 ‘스페셜리스트’라는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매 경기 나서야하는 타자 – 좌/우를 가린다면 주전 불가능
타자가 특정 유형에 약점이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이다. 불펜 투수는 자신이 약점이 있는 유형의 타자를 피해 등판할 수 있지만, 매 경기를 나서야하는 타자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타자가 특정 유형에 극단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선수는 플래툰으로 기용되거나 오로지 대타로만 활용될 수밖에 없다. 팀에서 주전으로 올라서고 싶다면, 자신의 약점을 반드시 수정해야만 한다.
강민호는 지난 시즌 우완 투수 공략에 성공하며 부활을 알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2014시즌 극도의 부진으로 ‘먹튀’로 불렸던 강민호는 자신의 우완 상대 약점을 극복해 부활에 성공했다(우완 상대 .190/.289/.389 → .322/.426/.659). 우완 타자에 약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받았던 이지영 역시 자신의 약점을 딛고 리그 정상급 포수로 우뚝 섰다(우완 상대 .245/.294/.330 → .303/.338/.352).
반면 2014시즌 우완 투수에게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박헌도는 지난 시즌에도 약점을 전혀 개선하지 못했고, 결국 주전으로 올라서지 못한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우완 상대 .228/.281/.281 → .202/.308/.316).
이들의 차이는 바로 ‘좌우 불균형’의 극복 여부. 과연 박헌도, 김성욱, 정상호, 이성열 등 극단적인 ‘좌우 불균형’ 타자들은 올 시즌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을까?
계민호 기자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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