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2016 위기의 남자들] 한화 송은범
2016-03-25 금,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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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은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송은범(상세기록보기)이 한화와 FA 계약을 체결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의 반등을 기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김감독이 SK를 떠난 후 공교롭게 성적이 떨어졌던 송은범이다. 김성근 감독만이 '송은범 사용설명서'를 가지고 있다는 반농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2015시즌 송은범이 남긴 기록을 살펴 보면 설명서의 존재 자체가 의심스럽다. 2013~14시즌 KIA 소속 당시 7점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7.35->7.32->7.04) 성적의 저하는 선수 본인 뿐 아니라 큰 기대를 품고 그를 영입했던 팀에게도 악영향을 끼쳤다.
2015년 초 송은범은 ‘감독님은 살찐 선수를 싫어하신다’며 슬림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기대감을 높였다. 선발진에 물음표가 많았던 한화로서는 선발투수 송은범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송은범이 선발로 등판하는 날이며 어김없이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누상에 남겨둔 주자와 대량 실점은 한화의 계투진을 지치게 했다. 9월 들어 불펜으로 돌아선 후 다소 구위를 회복했지만 치열했던 팀의 와일드카드 싸움엔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송은범의 지난해 성적은 처참했다. 선발로 등판했던 14경기에서 3승 11패를 기록했다. 그 중 5이닝 이상 소화한 적은 단 3번에 불과하며, 퀄리티스타트는 한번도 없었다. 그가 선발로 등판하는 날이면 평균 4명 이상의 불펜 투수들이 등판해 남은 이닝을 소화했다. 선발 투수의 필수 요건인 이닝 소화력이 낙제점이었고 그렇지 않아도 부담이 컸던 필승조의 피로는 쌓여만 갔다.
후반기 불펜의 피로가 극에 달하며 팀성적이 하락세를 탄 것을 상기해본다면 선발투수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송은범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퀵후크도 원인일 수 있지만, 송은범의 존재가 팀 투수 운용에 부담을 초래한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펜으로 보직을 전향한 9월 6일 이후에는 ERA 4점대를 기록하며 선발 때보다는 한결 나아진모습을 보였다. (9월 이후 3세이브) 송은범은 지난 시즌 2승 9패 4세이브 ERA 7.04를 기록했다. 함께 이적한 배영수(ERA 7.04)와 함께 팀 내에서 선발로서는 최악의 자책점이다. 3년 연속 7점대 방어율의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고작 70.1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34억(4년) FA 투수가 남긴 악몽같은 첫해 성적표였다.
세부 기록을 살펴 보면 피안타율이 0.343으로 높았다. 무려 9할대를 넘어선 피OPS, 특히 피장타율이 0.530으로 피안타 중 절반이 장타일 정도였다. 부진한 성적을 그대로 반영하듯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은 5.45, WHIP은 1.89를 기록했다. BABIP(인플레이타구의 피타율)은 0.380이었다.
FA 2년차 송은범의 역할은 올해도 중요하다. 에이스 로저스의 복귀시점이 미지수인 가운데 선발로 확실시되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데려온 외국인 투수 마에스트리와 안영명 뿐 이다. 송은범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지켜야 한화도 계산이 서는 야구가 가능해진다
그를 향한 걱정스러운 시선은 여전하다. 시범경기 첫 2번의 등판에서는 나쁘지 않은 내용을 보였지만, 3월 22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선 4.1이닝 6안타 5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 시즌 주자만 내보내면 대책없이 흔들렸던 송은범이기에 이 날의 대량실점을 가볍게 생각하기는 어렵게 됐다. (2016 시범경기 성적: 4G 2승 15이닝 8실점 6볼넷 8삼진 ERA 4.80)
7점대 평균 자책점이 3시즌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그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바닥에 다다른 상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이후 보여준 그의 모습은 SK시절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 시절의 편린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2016시즌 개막전(vs LG) 선발투수로 깜짝 발표된 송은범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화의 올시즌 투수 운용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기록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 기록실]
채정연 기자/케이비리포트 편집팀 감수(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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