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앤더슨, 후반기 SSG 태풍의 눈 될까
[KBO리그] 6위로 순위 떨어진 SSG, 다혈질 외인투수 앤더슨의 광속구에 기대
▲ 최고구속 159km 패스트볼을 던지는 SSG 앤더슨 |
ⓒ SSG랜더스 |
SSG 랜더스가 외국인 선발 투수인 로버트 더거를 시즌 초반 방출하고 지난 5월 영입한 드류 앤더슨은 더거와는 성향이 정반대인 투수다.
경기 중 보인 두 투수의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는 더거와 달리 앤더슨은 홈런을 친 타자가 배트 플립을 하면 노려보며 화를 내는 등 불같은 성격의 소유자다.
투구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140km/h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안정적으로 투구하는 더거와 다르게 앤더슨은 최대 150km/h 후반대의 패스트볼을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우겨 넣으며 마치 상대 타자와 싸움을 하듯 승부하는 인파이터 스타일이다.
앤더슨의 구속과 구위는 리그 최상급이라는 평가지만 전반기엔 단점도 많이 보였다. 스스로 흥분해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으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불펜으로 등판해 삼진을 잡고 욕설을 하다 NC 외국인 선수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팀 선발진을 이끌어야 하는 에이스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 SSG 앤더슨의 2024시즌 주요 기록
▲ SSG 앤더슨의 2024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 케이비리포트 |
하지만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인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앤더슨은 리그 최고 투수로 도약할만한 잠재력을 입증했다.
이날 앤더슨은 롯데 타자들을 상대로 154km/h의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 존에 공격적으로 투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브-슬라이더 같은 변화구의 구사도 충분히 위력적이었고 투구수 90개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구속이 떨어지지 않았다.
앤더슨이 이런 모습을 후반기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SSG가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22시즌 팀 에이스 역할을 한 윌머 폰트(13승 6패, ERA 2.69)에 필적할만한 성적을 낼 수 있다.
▲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이 기대되는 앤더슨 |
ⓒ SSG랜더스 |
롯데전에서 앤더슨이 보여준 구위는 다른 외국인 선발인 엘리아스나 국내 선발 에이스 김광현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경기력에서 부침을 보이며 6위로 추락한 SSG가 가을야구 진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앤더슨의 호투가 필수적이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놀라운 투구를 보였을 뿐 앤더슨이 진정한 에이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호투를 이어가야 한다. 다혈질 성격 탓에 구단 관계자들을 맘 졸이게 했던 말썽꾸러기가 부동의 에이스로 변신할 수 있을까?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8일 등판하는 앤더슨이 다시 한번 호투를 펼치며 팀을 5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1호 대체 외인' 시라카와, 'KBO 드림'은 계속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덧붙이는 글 | (글: 이정민 / 민상현 기자) 프로야구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