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후] 선발 '위기' 봉착 롯데, 젊은 피로 돌파하라.
▲ 박세웅은 레일리에 이어 팀내 WAR 2위에 오르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팀 내 국내 투수중 가장 좋은 수치를 보였다.(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세웅의 활약상에 조금은 가려진 감이 있지만 94년생 투수 박진형의 2016시즌도 충분히 주목할만한 시즌이었다. 박진형은 2016시즌이 사실상 1군 멤버로서 데뷔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9경기에서 14경기를 선발로 25경기를 불펜으로 뛰었을만큼 보직을 가리지 않고 등판에 팀에 보탬이 되었다. 93이닝동안 6승 2패 3홀드를 기록한 박진형을 지난 시즌 롯데 투수진의 숨은 공로자로 뽑는 사람이 많다.
보직이 고정되지 않고 자주 바뀌어 피로를 호소한 박진형 이었기에 이번 시즌은 불펜 필승조에서 고정되어 시즌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5선발 후보 노경은의 시범경기 부진으로 시즌을 선발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의 마지막 시범경기가 된 토요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무난한 피칭을 선보이며 선발진 합류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 시즌 롯데 최고의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었던 박세웅·박진형, 일명 '쌍박듀오'가 올 시즌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 박세웅·박진형 듀오가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롯데 선발진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 롯데 자이언츠지난 시즌 어느정도 선을 보인 신무기가 박세웅과 박진형이라면 롯데에는 지난 시즌에 선보이지 않은 숨겨놓은 무기도 있다. 바로 93년생 투수 김원중이다. 2012년 롯데의 전면 1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원중은 지금의 윤성빈처럼 롯데가 미래를 보고 꾸준하게 키워온 선수였다.
고3 시절부터 이미 골반과 팔꿈치쪽에 통증을 안고 있던 그를 롯데는 무리하게 1군에 등판시키기 보다는 꾸준한 재활로 몸을 만드는데 주력시켰다. 재활을 겸하여 상근으로 군복무까지 마치며 2군에서 담금질을 한 결과 어느정도 과거처럼 건강한 몸상태를 회복하게 되었다. 그 결과 김원중은 다시 150km/h도 던질 수 있을것 같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2017시즌 롯데 선발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190이 넘는 신장을 이용한 묵직한 투구가 장점인 김원중 ⓒ 롯데 자이언츠김원중은 선발 최종 모의고사격이라 할 수 있는 시범경기 선발등판에서 2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는동안 2자책점만을 내주며 호투했다. 두 경기 모두 전에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선발진 진입에 불을 밝혔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출격한 롯데 선발후보중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레일리와 마켈 원투펀치에 박세웅을 국내 선발진의 축으로 김원중이나 송승준,노경은등 다크호스들로 선발진 퍼즐을 채울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켈이 뜻밖에 이탈하며 시즌 초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이 상황에서 롯데는 미래의 에이스 박세웅과 함게 이를 뒷받침할 박진형과 김원중이라는 가장 젊은 선발진을 구상해 위기를 정면돌파할 예정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시즌 초반 선발진의 위기를 돌파한다면 롯데의 선발진은 한층 더 단단해질 것이다. 어쩌면 시즌 초반 롯데의 위기돌파에는 향후 10년간의 미래가 달려있는 부분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