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T 리포트
[데일리안] 테임즈 떠난 KBO리그, 2017년 홈런왕은 누구?
2017-03-29 수,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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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선
“야구의 꽃은 홈런”,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고 타격왕은 포드를 탄다.” 야구에서 홈런의 매력을 대변하는 격언들이다. 타자의 완벽한 스윙에 의해 방망이의 스위트 스팟에 정확히 맞아 그라운드를 가르며 담장을 시원하게 넘어가는 홈런은 가히 예술적이다.
지난해 KBO리그의 홈런왕은 각각 40개를 터뜨린 테임즈(전 NC)와 최정(SK)였다. 두 선수는 공동 홈런왕을 차지했다. 2014년부터 3년 간 124개의 홈런을 터뜨린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밀워키로 떠났다. 2017년 홈런왕 타이틀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SK 최정 ⓒ SK 와이번스
홈런왕 최정의 2016년 홈런 페이스는 기복이 있었지만 극적이었다. 5월 24경기에서 9개의 홈런을 몰아친 그는 6월 26경기에서 단 1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6월에는 월간 타율 0.213, OPS(출루율 + 장타율) 0.640으로 타격감이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7월 21경기에서 9개, 8월 23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결국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의 기복을 시행착오로 본다면 올해는 최정이 보다 안정적인 홈런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엿보인다.
2016시즌 KBO리그 30홈런 이상 타자 7걸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로사리오(한화)도 홈런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던진다. 작년에 로사리오는 33개의 홈런으로 이범호(KIA)와 함께 홈런 공동 4위에 올랐었다.
그는 4월 한 달 간 22경기에서 단 1개의 홈런에 머물며 KBO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메이저리거다운 이름값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는 KBO리그 2년차인 만큼 홈런 레이스에서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다.
거액의 FA 계약을 맺은 거포들의 홈런포도 주목거리이다. 최형우가 4년 100억 원의 FA 사상 최고 액수로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자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하며 4년 150억 원으로 FA 사상 최고 액수를 단숨에 갱신했다.
두 선수는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최형우는 2011년 30개의 대포로 홈런왕을 거머쥐었고 이대호는 2006년 26개, 2010년 44개로 2회에 걸쳐 홈런왕에 등극했다. 전국구 인기 구단 KIA와 롯데를 각각 상징하는 최형우와 이대호의 자존심 대결은 KBO리그의 흥행에도 불을 붙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 이승엽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선언한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의 홈런 행보도 흥밋거리이다. 통산 443홈런으로 KBO리그 역사 상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인 그는 7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450홈런 고지에 등정한다.
1976년생인 이승엽은 만 40세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27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올 시즌에는 과연 몇 개의 홈런을 터뜨릴지 주목된다.
그가 홈런을 뿜어낼 때마다 새로운 기록이 수립되는 것은 물론 팬들은 열광할 것이다. 시즌 막바지에는 이승엽의 커리어 마지막 홈런이 될 가능성이 있는 홈런 볼의 향방과 소장 가치에 대해서도 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홈런왕의 홈런 개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KBO가 비정상에 가까웠던 극도의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을 넓힌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 투수들은 존의 구석을 찌르며 승부할 것이기에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그렇다면 2017년의 홈런왕은 과연 몇 개의 홈런을 기록할지 또한 관심을 불러 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