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된 신고식’ 1승어려운 장정석과 힐만
개막시리즈에서 첫 승을 올리는 데 실패한 장정석 감독과 힐만 감독. ⓒ 넥센/SK
지난달 31일 막이 오른 2017 KBO리그가 개막 3연전을 마친 가운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 1위 kt 위즈가 나란히 3연승을 챙기며 신바람을 냈다
이들을 각각 상대한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는 당연히 개막 3연패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두 팀 모두 올 시즌 신임 감독이 맡은 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넥센은 지난 스토브 리그에서 장정석 감독이 사령탑에 올랐다. 선수 시절 화려한 명성과는 거리가 있었으며 은퇴 이후 프런트 출신으로 코치 경험이 없는 그의 발탁은 넥센다운 파격 인사였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은 고척돔으로 LG를 불러들였지만 개막전에서 1-2 석패했다. 넥센 타선은 6회말 1사 1, 3루, 7회말 2사 1, 2루, 9회말 무사 2루의 기회를 모두 무산시켰다. 에이스 밴헤켄이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패전의 멍에를 썼고 시즌 출발이 꼬이고 말았다.
1일 경기에서는 기대했던 오설리반이 무너졌다. 1회초부터 볼넷과 보크, 2피안타를 묶어 3실점하더니 5회초에는 2피홈런으로 3실점하는 등 도합 7피안타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넥센 구단 사상 역대 최고 몸값인 110만 달러에 못 미치는 투구 내용이었다.
지난해 신인왕이자 내국인 에이스인 신재영을 내세운 3차전 역시 타선의 침묵과 불펜 난조가 이어지며 3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깜짝 선발인 LG 윤지웅을 상대로 5.1이닝 동안 1득점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SK는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인인 힐만 감독을 선임했다. 힐만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감독으로서 2006년 일본 시리즈 우승을 일궈냈으며 5시즌 동안 도합 349승을 거둔 바 있다. 2008년부터는 3년 동안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의 감독도 맡았다.
SK는 하위권 후보로 전망된 kt를 상대로 방망이가 철저히 침묵했다.
개막전에서는 켈리가 선발 등판해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이튿날인 경기에서도 kt 정대현-장시환-김재윤을 공략하는데 실패하며 0-2로 패했다. 안타는 상대보다 4개 더 많았지만 산발에 그쳤다.
시즌 첫 승을 위해 절치부심한 2일 경기에선 정의윤의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지만 이후 수비 실책 등으로 선발 문승원이 무너지며 1-8로 완패하고 말았다. 지난해 최하위팀이자 통신업 경쟁사인 kt에 당한 3연패라 한층 뼈아팠다.
SK는 지난해 182개의 홈런을 터뜨려 두산 베어스(183개)에 이어 팀 홈런 2위에 올랐다.
담장까지의 거리가 짧은 문학구장의 특성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올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의 힐만 감독의 부임으로 장타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개막 3연전에서 SK 타선이 쏘아올린 홈런 단 1개였고 경기 당 득점은 고작 1점에 그쳤다.
물론 개막 3연전만 놓고 시즌 전체를 속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지휘봉을 맡은 감독들이 아직 데뷔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욱이 장정석, 힐만 감독 모두 홈에서 연패해 심리적으로 더욱 쫓길 수도 있다.
개막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하며 두 감독과 비슷한 처지이던 삼성 김한수 감독은 개막 2차전 9회말 7점차를 따라붙는 저력을 보였고 3차전에서는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첫 승을 거두며 한숨을 돌렸다.
공동 9위로 처진 두 명의 신임 감독은 4일 마수걸이 첫 승에 다시 도전한다. 장정석 감독, 힐만 감독 중 누가 첫 승을 신고하며 웃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기록 출처: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